나이가 들면서 몸의 변화를 느끼시나요? 쉽게 피로해지고, 예전 같지 않은 체력에 한숨이 나오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마음의 건강'이 '몸의 건강'에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감정과 건강의 깊은 관계를 꿰뚫고 있었습니다. 한의학의 고전인 『영추』에 따르면, 지나친 감정은 우리 몸의 오장육부에 직접적인 손상을 가한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현대 의학에서 말하는 스트레스성 질환과 놀랍도록 일치하는 내용입니다.
칠정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한의학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일곱 가지로 나눕니다. 칠정은 무엇일까요? 칠정이란 기뻐하는 것, 성내는 것, 근심하는 것, 생각하는 것, 슬퍼하는 것, 놀라는 것, 두려워하는 것이에요. 칠정이 지나치면 오장육부를 상하게 한다고 합니다.
동의보감에서는 칠정이 지나치면 병이 든다고 합니다. 분노가 지나치면 간을 해치고, 과도한 기쁨은 심장을 약하게 하며, 걱정과 생각은 비위를 손상시키고, 슬픔은 폐를 약하게 하고, 공포·놀람은 신장과 담을 해친다고 해요.
동의보감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오장이 상하면 정기를 지키지 못해 음이 허해지고 음이 허해지면 기가 없어지며 기가 없어지면 죽는다.
너무 기뻐하여 심장을 상하면 빨리 걷지 못하고 오래 서지 못한다.
몹시 성내어 간을 상하면 기가 치밀어 참을 수가 없고 숨이 짧아져 끊어질 것 같다.
지나치게 근심하여 폐를 상하면 기가 가슴에서 막혀 잘 돌지 못하고 밤에 잠을 편안히 자지 못한다.
지나치게 생각하여 비를 상하면 비위에 적취가 생기며 음식을 먹지 못하고 배가 불러 그득하며 팔다리가 나른해진다.
몹시 슬퍼하여 심포가 상하면 건망증이 심해져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물건을 찾지 못하며 근육이 당기며 팔다리가 붓는다.
몹시 두려워하여 신장을 상하면 상초의 기는 막혀서 흐르지 못하고 하초의 기는 흩어지지 못한다.
그러면 우유부단하게 되고 구역질을 하며 속이 메스껍다.
너무 놀라서 담을 상하면 신이 있을 곳이 없고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여 허튼 말을 한다.
1. 지나친 두려움- 심장과 신장에 영향
업무 스트레스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면 심장 기능이 약해지고,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집니다. 실제로 많은 40-50대 분들이 경험하는 불면증, 심계항진이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2. 지나친 근심- 소화기능 저하
직장에서의 고민, 자녀 교육비 걱정 등으로 인한 만성적인 근심은 비위(소화기)를 상하게 합니다. "속이 상한다", "걱정이 많으면 밥맛이 없다"는 말이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3. 지나친 슬픔- 간 기능과 정신건강
중년기에 겪는 상실감, 빈둥지 증후군 등으로 인한 깊은 슬픔은 간 기능을 약화시키고 기억력 감퇴, 우울증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4. 지나친 기쁨- 심장에 부담
의외일 수 있지만, 과도한 흥분이나 기쁨도 심장에 부담을 줍니다. 갑작스러운 좋은 소식에 심장마비가 오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입니다.
5. 지나친 분노- 모든 장기에 악영향
무엇보다 가장 위험한 것은 분노입니다. 동의보감을 보면 “칠정이 지나치면 사람을 상하게 하지만 그 중에서도 분노가 가장 심하다. 화를 내면 간의 목기운이 비위의 토기운을 누르는데 비위가 상하면 나머지 4개의 장도 모두 상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화를 내면 간의 기운이 폭등하여 다른 모든 장기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현대 의학에서도 분노가 고혈압, 심근경색의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의 유명한 학자 유공도는 80세가 넘어서도 걸음걸이가 가볍고 건강했습니다. 그의 비결을 묻자 "특별한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평생 마음을 쾌락에 써본 적이 없고 항상 따뜻하게 유지했을 뿐"이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이는 과도한 감정의 기복 없이 마음을 평온하게 유지하는 것이 장수의 비결임을 보여줍니다.
40대 이후의 건강관리는 단순히 몸만 돌보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의 건강이 곧 몸의 건강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일상에서 감정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사회에서 완전히 감정의 동요를 피할 수는 없지만, 그 정도를 조절하고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부터라도 하루 10분만 내 마음의 상태를 점검해보고,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지 않도록 적절히 해소하는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건강한 몸은 건강한 마음에서 시작됩니다.